‘2차세계대전사‘와 굽시니스트 만화에 영향을 받아 읽은 책. 저자도 모르고 어떤 평을 받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집어들었는데, 나름 성공적이었던 듯. 독일인 내부의 시각에서 본 관점들이 자주 눈에 띄긴 하지만, 그보다는 히틀러가 어떻게 정권을 잡았고, 그 정권과 독일국민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했는지에 대한 더 많은 정보들을 얻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독서였다.
읽은 후 내린 결론은 2가지. 1) 민족주의는 악이다. 2) 히틀러는 괴물이다. 즉 2차대전/나치즘은 이 두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발생한 사건이고, 필연적인 것은 아니었다는 것. 민족주의는 어디에나 있으나 그것이 여러 -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 요인들에 의해 잔류수준 이상으로 증폭되고, 거기에 히틀러라는 사이코의 힘 - 일종의 초능력일지도 - 이 더해졌을때, 나치즘이 폭발한 것이다. 단적으로, 이탈리아의 파시스트들은 무솔리니를 스스로 처형하고 유대인 학살에 참가하지 않았으며, (마이클 월저에 따르면) 일본의 민족주의/파시스트 정권 역시 절대악은 아니었으니.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위험할지도 모르는 생각이지만, 20세기 후반은 나치즘/파시즘에 대한 반발의 폐해가 컸던 시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많은 상식적인 사상/연구들이 나치즘/파시즘이라는 명목으로 단죄되었으니. 이스라엘 비판, 진화 유전학, 신자유주의.. 찬반 여부를 떠나, 그러한 주장들이 논쟁 대신 딱지붙이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