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II의 발명자, 워즈니악의 자서전 ‘iWoz‘를 읽다. 일반인들에게는 잡스 뒤에 가려진 베일의 인물이겠지만, 뭐 이쪽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라 그리 새로운 내용은 없었고.
내용보다 읽으면서 즐거웠던 것은, 자서전이라는 형식에서 드러나는 워즈니악이라는 사람의 인간됨이다. 일단, 글이 엉망이다. ^^; 그의 인생 자체가 즐거운 일 - 물론 주로 엔지니어링 - 을 찾아 좌충우돌했듯이, 그의 글도 그냥, 뭐 했다, 즐거웠다, 뭐 만들었다, 내가 짱이다, 등등으로 점철되어 있다. 내용도 군데군데 모순되고 (이건 번역의 탓일지도 모르지만), 글들은 맥락이 없으며, 사건은 그냥 기억나는대로 시간순으로 배열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걸 끝까지 읽게 되는 것은, 그가 따뜻한 천재라는 점에서 계속 웃음짓게 만들기 때문이다. 워즈는, 잡스한테 돈 띄어먹히고도 넘어가고, 콘서트 열었다가 수천만불을 날려도 즐거워하고, 자기가 만든 회사가 자기를 냉대해도 싫은 소리 못하는,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내키기만 하면, 남들이 여러달 걸릴 일을 며칠동안에 해치우기도 하는. 이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정말 좋겠구나, 하는 느낌.
하지만, 솔직히 본 후의 느낌 중 가장 강렬한 것은, 진정한 엔지니어는 그냥 세상의 호구구나, 하는 것. 뭐 나하곤 상관없지만.